Long Way 200911-6
Slot Machine - Paan ¼èÒ¹



진흙과 수분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장비들과 의류들을 말리고 정리한다. 그동안 장정 등의 모터 투어로 노트북 2-3개를 해먹은 나로선, 몇 겹의 파우치로 보호해 둔 넷북을 비롯한 전자제품들이 온전한 것이 불행중 다행이다.
주국도로 BACK하는 것도 그리 만만치 않다.
지방 마을들을 돌며 예방 접종을 하는 의료팀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사바이디'! 이것 무료인가요? 접종받는 라오인들이 돈을 지불하는가요?"
"'사바이디'..아뇨~ 무료예요!"

"함 폼잡아 봐요~ "
어제의 다발 슬립과 자빠뜨링으로 우측 백미러는 파손되었고, 물을 먹은 계기판을 비롯한 방향 지시 스위치 등도 정상 작동되지 않는다. 하부 상태도 영 좋지 못하고.. 이리저리 손보아야 할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위엥짠의 HONDA 서비스센터로 밀어넣어야 할 상황이다.
반찬가게에서 반찬과 카우니여우를 구입해 점심을 때운다. 카우니여우 2천K + 반찬 3종 4천K
1천K.. 요구르트 같은것. 일부러 이런 곳에선 거침없이 돈을 쓰려고 한다. 그래야 한다.
라오의 제 1,2도시인 위엥짠과 루앙프라방을 잇는 명색의 <1번> 메인 국도변의 마을들이지만, 이 곳에도 모터 보부상이 유통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웃 마을(BAN)간의 통행도 거의 드물지만, 위엥짠과 루앙프라방을 횡단하는 차량들도 시간당 20대가 넘지 않을... 횡단하는 차량도 반 이상은 투어 차량과 정기 운행 버스들인 듯 싶다.
어깨에 힘만 들어갔다 뿐이지, 라오의 지방 경찰은 위엥짠에 비견한다면 친절(?)할 뿐 아니라 신사들
이다.
까올리였다면 도로교통법 위반에 의거해 큰일난다. 라오의 <TEXT>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라오를 비롯한 타이 등에서 TEXT는 그냥 TEXT일 뿐이다. 이 '땅깐'(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이방인은 아무리 이곳에 살아도, 홀로 이 땅의 정의와 의전을 지켜내겠다고 맬 밤 홀로 봉창 두드려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신형 스탈의 고속버스가 방비엥 10여키로 전 국도변에서 퍼졌다. 까올리였다면 분명 난리난다. 고객들의 피해보상과 환불, 책임자 문책 등등으로 이곳에서부터 언성이 높아져야 한다. 고발 좋아하는 넘은 반드시 고발도 해야 한다.
하지만 버스회사 직원들과 손님들 모두 마냥 조용하게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누구도 이 상황을 책임지거나 문책받는 이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막연한 기다림을 과감하게 박차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한 여행자는 방비엥까지 10여키로의 땡볕 아래를 걷기 시작한다. 나에게 묻는다.
"이 쪽이 방비엥 가는 길 맞죠?"
가능할 수 없다. 해가 지기 전 도착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도착하기 전 먼저 탈진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는 걷기 시작한다. 기다림에 지친 것이 아니다. 그는 <TEXT>와 <뻔>한 여행자 루트를 벗어난 자신만의 이 새로운 여정의 길을 만들고픈 것이다.
100% 검증된(?) <A4 족보>만을 탐닉하며, 그 족보의 무게땜에 필연적으로 변질될 수 없는 이 땅과 사람들을 가르켜..
"변했어. 돈맛을 알았어. 옛날엔 안이랬는데..
"
를 반복한다. 닳고 닳아서 쉰내가 풀풀 나는 그 족보의 루트를 조금이라도 일탈할 용기와 진정성은 애초 존재하지 않았으면서... 하지만 그는 누군가가 걸어가고 <TEXT>化 한 여정의 발자취만을 죽어라 쫒아 다니며 흉내내기 바쁜, 관성화된 우리의 여정과는 전혀 다른 질서 속으로 과감하게 걸어가기 시작한다.
어리버리를 다시 만난다. 내가 만나 본 자전거 여행자는 모두가 지나치게 프랜드리하며 용감무쌍하다. 모터 여행자나 일반 여행자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그러한 그들이기에 이러한 리얼 장정의 길에 무동력으로 달려가고 있는지 모른다.
"KIM, 6개월동안 내가 달려온 길이야. 체코슬로바키아를 출발해 유럽, 러시아, 중국, 몽골 등등..."
난 이러한 리얼 장정에 선 바이크 여행자에게 최상의 경의를 표한다.
무조건 빨랑 달려야 한다. 달콤한 VTE에서 지친 몸을 누이고 싶다.
위엥짠 50여키로를 앞두고 어두워졌다. 야간 시력이 좋지 않고, 도로의 파손 상황 및 보행자/보행동물들을 분간하기 힘든 이 라오의 야간 도로에선 야간 운행의 리스크는 따따블이 될 수 밖에 없다.
난 후미등 따라잡기를 시도한다. 적당히 호흡과 궁합이 맞는 모터를 만나면, 몇 십키로는 꽁으로 먹는다. 가로등 하나 존재하지 않는 라오의 지방에서 그들의 후미등과 바퀴 궤적을 본능적으로 쫒아가며 거리를 좁혀간다.
앞에서 사고가 나면 나 역시 같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나로선 야간 운행의 피로도를 줄이고 거리를 좁혀가는 최선의 방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침내.. 가로등이 즐비한 휘황찬란한 위엥짠에 들어선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BKK가 타이가 아니듯이, 위엥짠은 라오가 아니야!"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난 지금 BKK에 서서 '이 땅의 모든 것을 안다!'라며 깝죽거리고 있었을런지 모른다.
도심에 진입하기 전, 이쁜 처자들이 많은 붐비는 노천 식당에서 STOP. 이왕이면 이런 곳에서 해결해야 한다. 옆 테이블에서 맥주 잔을 건네며 청한다.
"'Pee' 맥주 함께 마셔요!"
당연히 조인하여, 그들을 징검다리 삼아 옆 테이블의 처자들과 안면을 튼다. 난 개념을 접고 '탈릉'거리는 넘이 아니다. 그냥 '루짝깐'이 되고픈 것이다.^^
항상 얻어만 먹지 않는다. 모두 어린 청소년들이라.. 맥주 2병(14,000K)을 '리양'해 주고 진입을 서두른다.
JAICA 요원인 HI와 소통한다. 그는 한 예술 전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HS, 너희 학교에 놀러가도 될까?"
"그래. KIM, 우리 학교에 함께 가자!"
위엥짠엔 정말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과 풍족한 물질 문명이 함께 한다.
그래서.. 달콤한 이 위엥짠은 내가 달려오며 본 '쁘라텟 라오'와는 전혀 다른 풍요로움과 안락함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식대 카우니여우 2천K + 반찬 3종 4천K + 저녁 9천 + 간식합 9천K
유류 3만K
숙소 3만5천K
기타 2천K (모터수리) + '리양' 1만4천K
합 10만6천K (= 1만4천원 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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